스시 도감

CULTURE & PRACTICE

문화 · 실전

카운터에서 당황하지 않기 위한 실전 지식. 에티켓과 용어부터 페어링과 일본어 한마디까지.

먹는 법

규칙이라기보다, 셰프가 맞춰 낸 상태를 망치지 않는 방법이다.

ETIQUETTE
  • 손으로 먹어도 된다

    니기리는 원래 포장마차 음식이었다. 손으로 집는 것이 무례가 아니고, 오시보리로 손을 닦아두면 된다.

  • 간장은 네타 쪽에만

    샤리를 간장에 담그면 밥이 풀어지고 셰프가 맞춘 간이 무너진다. 네타 끝을 살짝 스치는 정도.

  • 나오면 바로

    셰프가 낸 시점의 온도와 김의 상태가 그 네타의 완성형이다. 특히 군칸과 테마키는 시간이 곧 손해다.

  • 와사비를 따로 풀지 않는다

    대개 셰프가 네타 아래에 이미 넣어두었다. 더 필요하면 말로 부탁하는 편이 낫다.

  • 한 입에

    니기리는 한 입 크기로 쥔 것이다. 나눠 물면 형태가 무너진다. 크기가 부담되면 미리 작게 부탁할 수 있다.

  • 가리는 사이사이에

    네타와 같이 올려 먹는 것이 아니라, 맛이 크게 바뀌는 구간에서 입을 정리하는 용도다.

  • 향수와 촬영

    향은 다른 손님의 코스까지 망친다. 촬영은 앉은 뒤 한 번 물어보면 대부분 허용된다.

  • 싫은 재료는 미리

    예약 때 알려주면 코스가 조정된다. 나온 접시를 남기는 것이 가장 아쉬운 결말이다.

카운터의 말

대부분 업계 은어에서 굳은 표현이다. 손님이 굳이 쓸 필요는 없지만, 들으면 알아야 한다.

GLOSSARY
샤리 舎利
식초로 간한 밥. 원래 불교에서 유골을 뜻하는 말로, 흰 쌀알을 빗대 부르던 은어다.
네타 ネタ
샤리 위에 올리는 재료. 업계 은어를 거꾸로 읽는 방식에서 나왔다(タネ→ネタ).
가리 ガリ
초절임 생강. 아릿한 맛으로 입을 씻어 다음 네타를 제대로 맛보게 한다.
아가리 上がり
차. 마지막에 나온다는 뜻이 붙어 굳었다.
무라사키 むらさき
간장. 색이 자줏빛에 가깝다고 해서 붙은 이름.
나미다 涙
와사비. 매워서 눈물이 난다는 뜻.
오테모토 お手元
젓가락.
니키리 煮切り
간장에 술과 다시를 섞어 졸인 소스. 셰프가 네타에 직접 발라 낸다.
츠메 ツメ
아나고나 문어에 바르는 진하게 졸인 단 소스.
아부리 炙り
표면만 불로 그을리는 조리. 기름진 네타의 향을 끌어올린다.
오마카세 お任せ
“맡긴다”는 뜻. 메뉴를 정하지 않고 셰프의 구성에 따르는 방식.
오키마리 お決まり
반대로 구성이 정해진 세트.
엔가와 縁側
광어·가자미의 지느러미 살. 오돌오돌한 식감으로 따로 취급한다.
오아이소 お愛想
계산. 손님이 쓰는 말이고, 가게는 오칸조(お勘定)라 한다.

집에서 만들기

분량과 온도는 출발점이다. 한 번 저울로 재보면 감이 잡힌다.

AT HOME
  1. 쌀은 물을 평소보다 10% 정도 적게 잡아 고슬하게 짓는다. 배합초가 수분을 더하기 때문이다. 갓 지은 밥을 나무 그릇에 옮겨야 여열이 빠진다.

  2. 배합초

    쌀 2컵(약 360ml) 기준으로 쌀식초 60ml, 설탕 30g, 소금 10g이 표준 출발점. 단맛은 취향대로 줄이면 되고, 니기리용은 오히려 설탕을 덜 넣는 쪽이 낫다.

  3. 섞기

    주걱을 세워 자르듯 섞는다. 누르면 밥알이 뭉개져 샤리가 떡이 된다. 부채로 식혀 광을 낸다.

  4. 온도

    니기리 샤리는 사람 체온 근처(약 36℃)가 기준이다. 차가운 밥에 차가운 생선을 올리면 향이 닫힌다.

  5. 분량

    니기리 한 점은 샤리 15~18g, 네타 12~15g 정도. 저울로 한 번 재보면 감이 확 잡힌다.

  6. 생선

    집에서는 “회 가능” 표시가 있는 것만 쓴다. 아니사키스는 −20℃에서 24시간 이상 냉동하면 사멸하니, 냉동 유통 제품이 오히려 안전하다.

술 · 차와의 궁합

진한 네타에는 감칠맛, 옅은 네타에는 향. 방향만 알면 나머지는 취향이다.

PAIRING
준마이 (純米)
쌀의 감칠맛이 남아 있어 참치, 조림 네타, 절인 생선처럼 맛이 진한 쪽과 붙는다.
다이긴조 (大吟醸)
향이 섬세하고 맑아 흰살과 조개에 어울린다. 진한 네타에는 향이 눌린다.
아가리 (진한 녹차)
기름을 끊어주는 역할. 스시집에서 뜨겁고 진한 차를 주는 이유가 이것이다.
샴페인 · 샤블리
산미와 미네랄이 흰살·조개와 잘 맞아 오마카세 페어링에 자주 등장한다.
맥주
기름진 네타와 튀김이 섞인 캐주얼한 자리에 맞다. 다만 탄산이 섬세한 향을 덮는다.
하이볼
츠메를 바른 단맛 네타 뒤에 입을 정리하는 데 좋다.

알고 먹기

겁낼 일은 아니지만, 알고 먹는 것과 모르고 먹는 것은 다르다.

SAFETY & SUSTAINABILITY

일반적인 정보이고 의학 조언이 아니다. 임신·간 질환·면역 저하 등 개별 조건은 의료진의 판단을 따른다.

아니사키스(고래회충)
−20℃ 24시간 이상 냉동으로 사멸한다. 생선 내장 주변에 많아 손질 시점이 중요하다. 냉동 이력이 있는 제품이 생선회에는 오히려 안전한 선택.
비브리오 패혈증
여름철 어패류에서 문제가 된다. 간 질환이 있는 사람은 여름 생어패류를 피하는 것이 권고된다.
노로바이러스
겨울 굴에서 주로 나온다. 가열 외에는 확실한 방법이 없다.
메틸수은
참치·황새치처럼 큰 포식성 어류에 축적된다. 임신 중이면 섭취 빈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지속가능성
참다랑어와 뱀장어는 자원 상태가 좋지 않다. 어종을 물어보고 고르는 것 자체가 선택지를 넓힌다.

도쿄 카운터에서 쓰는 표현

한 문장씩만 외워 가도 카운터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PHRASES
한국어 · 일본어 · 로마자 발음 대조표
한국어일본어발음
오마카세로 부탁합니다おまかせでお願いしますomakase de onegai shimasu
오늘 좋은 것은 무엇인가요?今日のおすすめは何ですかkyō no osusume wa nan desu ka
이건 무슨 생선인가요?これは何の魚ですかkore wa nan no sakana desu ka
와사비는 빼주세요わさび抜きでお願いしますwasabi nuki de onegai shimasu
샤리를 작게 해주세요シャリを小さめにしてくださいshari o chīsame ni shite kudasai
한 점 더 주세요もう一つお願いしますmō hitotsu onegai shimasu
배가 찼습니다, 여기서 마무리할게요お腹いっぱいです、これで大丈夫ですonaka ippai desu, kore de daijōbu desu
계산 부탁합니다お愛想お願いしますoaiso onegai shimasu